[서해안 2박 3일 여행일지] – 바다와 꽃, 그리고 여유 속으로
1일차 - 태안에서 느린 바다를 만나다
아침 8시, 서울에서 출발해 약 2시간 반. 태안에 도착하니 맑은 하늘과 함께 서해 특유의 잔잔한 풍경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꽃지해수욕장. 이곳은 할미·할아비 바위로 유명한 곳인데, 썰물 시간대를 맞춰야 그 독특한 바위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운 좋게도 간조 시간이 딱 맞아, 드넓은 갯벌과 함께 바위 너머로 펼쳐진 수평선을 감상할 수 있었다.
점심은 안면도 백사장항 근처에서 우럭젓국을 맛봤다. 깊고 시원한 국물에 탱글탱글한 생선살, 여기에 조개구이까지 곁들이니 입안이 바다로 가득 찼다.
오후에는 태안 해변길 1코스 일부를 걸었다. 몽산포해변에서 시작해 드르니항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소나무숲, 모래사장, 철새 도래지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걷는 재미가 있었다. 조용히 걷고 있으니 머릿속이 차분해지고, 몸은 자연에 녹아드는 듯했다.
해질 무렵엔 안면암에 들렀다. 해변가 절벽 위에 지어진 이 사찰은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일몰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붉게 물든 바다와 함께 절경이 펼쳐진다.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저녁이었다.
숙소는 안면도에 위치한 오션뷰 펜션으로 예약했다. 테라스에서 밤바다를 보며 간단한 맥주 한 캔, 여행의 피로가 스르르 풀렸다.
2일차 - 보령에서 자연과 사람을 만나다
이른 아침, 안면도 수목원에서 산뜻한 하루를 시작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꽃들과 울창한 숲길이 매력적이었고,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적어 산책하기 좋았다.
안면도를 떠나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보령으로 이동했다. 이곳의 대표 관광지인 대천해수욕장은 여름엔 피서객으로 북적이지만, 봄과 가을엔 오히려 한적하고 여유롭다. 백사장을 따라 걷거나 해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잠시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파도 소리를 들었다.
점심은 대천항 근처 꽃게찜 전문점에서. 봄철에 특히 살이 꽉 찬 서해 꽃게를, 매콤달콤한 양념에 푹 절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오후엔 보령 무창포로 향했다. 이곳은 ‘신비의 바닷길’로 유명한데, 간조 시간에는 섬까지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나는 썰물 시간을 맞춰 무창포해변을 걸었고, 붉은 갯벌과 바닷바람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잊히지 않는다.
저녁은 보령짬뽕거리의 해물짬뽕. 국물이 진하고 해산물이 가득해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딱 좋았다.
숙소는 대천해수욕장 근처의 모던한 호텔. 창밖으로 조명이 반짝이는 해변이 보이고, 산책하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정겹다.
3일차 - 서천에서 자연과 문화를 느끼며
마지막 날은 서천으로 향했다. 태안, 보령과 달리 조금 더 시골스러운 매력이 있는 지역이다.
첫 번째 목적지는 국립생태원. 다양한 기후대의 생물들을 전시한 온실과 생태 전시관, 야외 습지 생태탐방로까지 볼거리가 정말 많다. 아이와 함께한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도 매우 적합해 보였다.
점심은 서천 명물 한산소곡주와 함께 모시송편정식을 맛봤다. 부드럽고 쫄깃한 모시떡에 담백한 반찬, 그리고 은은한 향의 소곡주 한 잔까지. 건강한 한 끼였다.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장항스카이워크. 해변을 따라 길게 놓인 데크길 위로 걸으며 바다를 내려다보는 이색 체험이었다. 바람이 조금 불었지만, 뻥 뚫린 풍경 속에서 마지막 여행의 감동을 정리할 수 있었다.
오후 4시경, 다시 서울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차 안에는 바다 냄새가 살짝 남아 있었고, 머릿속은 여전히 파도 소리로 가득했다.
마무리 여행 팁
- 최고 여행 시기: 봄(꽃과 조개잡이), 가을(갯벌 체험과 해질녘)
- 차량 이동 추천: 동선이 넓기 때문에 자차 또는 렌터카 이용 필수
- 필수 준비물: 썰물 시간표, 운동화, 갯벌용 슬리퍼, 돗자리, 여유로운 마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 서해안 2박 3일은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었습니다.
지나간 바다 냄새, 노을빛 모래사장, 그리고 따뜻한 국물 한입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여행 코스 요약 지도
1일차: 태안
- 꽃지해수욕장
- 백사장항 (점심)
- 태안 해변길 (몽산포~드르니항)
- 안면암 (일몰)
- 안면도 숙소 (오션뷰 펜션)
2일차: 보령
- 안면도 수목원
- 대천해수욕장 (산책, 커피)
- 대천항 꽃게찜 (점심)
-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 보령 짬뽕거리 (저녁)
- 대천해변 숙소 (호텔)
3일차: 서천
- 국립생태원
- 모시송편 + 한산소곡주 (점심)
- 장항스카이워크
- 귀가
전체 이동거리: 약 180km (자차 또는 렌터카 기준 3일 총 주행시간 약 4.5시간)
교통 팁: 안면도 ↔ 보령 간에는 서해대교 우회도로 이용
지역별 추천 맛집 리스트
태안/안면도
- 백사장항 해산물 식당 – 우럭젓국, 조개구이
- 안면도 청포도 해물칼국수 – 해산물 듬뿍, 김치도 맛있음
보령
- 보령 명가 꽃게찜 – 봄철 살이 꽉 찬 꽃게찜
- 보령짬뽕거리 ‘용궁짬뽕’ – 해물짬뽕, 탕수육도 인기
- 대천해수욕장 카페 노을 – 바다 보이는 테라스 카페
서천
- 서천 모시떡밥상 – 모시송편, 전, 한산소곡주 포함한 정식
- 서천 장항수산시장 – 해물찜, 회 포장 가능
여행 예산표 (2인 기준)
교통비 | 자차 기준 유류 + 통행료 (약 180km) | 약 60,000원 |
숙박비 | 1박 오션뷰 펜션 + 1박 대천호텔 | 약 200,000원 |
식비 | 6식 + 카페 2회 | 약 160,000원 |
입장료 | 국립생태원 (1인 5천원 x2) 외 | 약 10,000원 |
기타 | 간식, 주차, 기념품 등 | 약 30,000원 |
총합 | 2인 기준 평균 예산 | 460,000원 내외 |
1인당 약 23만 원 수준으로 여유롭고 알찬 국내 여행 가능!
보너스 팁
- 간조 시간 체크: 꽃지해수욕장,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방문 전 반드시 확인!
- 드라이브 루트 추천: 안면도 해변도로 – 보령해저터널 – 장항해안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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